*****





―아침・등굣길―

평소와 같은 아침.
학교를 향하던 도중 치카와 만났다.

치카 「안녕, 카난 언니야!」

… 그리고 이상한 호칭이 붙었다.

카난 「어 치카구나, 안녀… 아니 뭐라고?」

치카 「왜 그래? 언니야」

카난 「그게… 뭐야? 그 『언니야』라고 부르는 건」

치카 「뭐어──!? 언니니까 언니야라 하지! 갑자기 왜 그러는데!?」

카난 「『왜 그러는데!?』는 내가 할 말이야! 치카 괜찮아? 걱정거리 있는 거야? 요즘 시마 상이나 미토 상하고 무슨 일 있었어?」

『언니』.

확실히 어렸을 적… 아직 초등학교에도 들어갔는지 들어가지 않았는지 정도 땐 치카나 요우가 나를 『카난 언니야!』라고 불렸긴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보통 『카난 쨩』으로 부르는 게 정착되어 있다.
고등학생이나 돼서 『언니야』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는 건… 그렇잖아?

치카 「엥!? 어째서 어제 미토 언니하고 싸운 걸 아는 거야!?」

그런 것까지는 확실히 몰랐지만 뭔가 있었던 거네…

치카 「내 이야기 좀 들어 봐, 미토 언니 못됐어! 치카의 타케노코노사토たけのこの里* 멋대로 먹은 주제 제대로 사과하지도 않고 『그럼 치카에겐 키노코노야마きのこの山* 줄 태니까 기분 풀어~』라니!」 * 초코○이랑 비슷한 과자. 죽순たけのこ이랑 버섯きのこ 모양 두 종류가 있음.

카난 「아하─……」

관측하자면 어젯밤 타카미네는 전쟁이 있었던 듯하다.
그래서 하룻밤 지난 오늘부터는 냉전이라는 거고.

치카 「카난 쨔… 카난 언니야도 못됐다고 생각하지!?」 

카난 「어, 그건 못됐네. 응응」

치카 「대체 어느 쪽이야!*」

나는 중립이니까.
둘 중 뭘 먹든 상관없고, 둘 다 맛있잖아? 어째서 그리나 대수롭지 않은 걸로 대립하는 걸까.
… 치카 앞에선 말 못 하지만.
* 원문은 雑. 아마 여기서는 부먹 찍먹 논쟁하고 비슷한 たけのこの里와 きのこの山 선호에 관련된 문맥이니까 저렇게 번역.

카난 「즉 미토 상하고 싸웠으니까 화해하기 전까진 대신 내가 치카 언니가 돼 주면 되는 거야?」

치카 「아니, 그거랑은 아무 관계 없어~. 애초에 카난 쨩은 쭉 우리의 언니이었잖아?」

… 어라, 이야기를 종잡을 수 없다.
늘상 있는 자매 싸움의 파도가 나에게까지 파급波及했다는 거 아닌가?

카난 「으음, 언니 같은 입장이라면 맞겠지만 진짜 언니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여기까지 말하자 방금 치카의 발언이 미묘했던 걸 눈치챘다.

카난 「… 잠깐, 『우리』?」

치카 「그래, 우리… 앗! 여기야! 요우 쨔앙!」

카난 「앗 요우, 안 보인다고 했더니 먼저 가 있었던 거구나」

치카 「요우 쨩 오하요소로!」

요우 「옷하요소로! 치카 쨩, 카난 언니!」

카난 「응, 안녀……… 뭐라고?」

… 뭔가 이상하다.
어릴 적을 떠올려도 들은 기억이 없는 대명사가 내 이름에 따라붙고 있다.

요우 「카난 언니?」

카난 「그 호칭」

요우 「뭔가 이상해?」

카난 「완전 이상하다고! 치카는 둘째 치고 요우는 날 그렇게 부르지 않았었잖아!」

요우 「카난 언니도 참, 매일 이렇게 불렀잖아」

카난 「그… 랬나……? 내가 이상한 건가, 아하하」

아냐, 그럴 리가 없는데.
어째서 갑자기 애들이나 쓸 『언니야』나 『언니』* 같은 걸로 부르기 시작한 거지… * 원문에서는 치카가 『お姉ちゃん』 요우가 『お姉さん』으로 불렸고 여기서 『お姉さん』이 격식 있다고挙句 표현함.

요우 「치카 쨩, 오늘 언니 왜 그러는 거야?」

그건 내가 할 말이라고! 라고 소리칠 걸 가까스로 억누른다

치카 「몰라… 만난 뒤로 계속 이런 상태여서…」

요우 「카난 언니, 몸 안 좋으면 무리하면 안 돼?」

카난 「괜찮아, 괜찮다고… 걱정 안 해도 돼 치카, 요우」

오히려 내가 이 애들 걱정을 하고 싶은데.

―학교・2학년 교실 앞―

치카 「그래서 말이야, 미토 언니 사과할 생각은 전혀 없고…」

요우 「아하하, 치카 쨩 타케노코 사랑은 대단하네…」

카난 「…」

치카 「… 아, 교실이네!」

카난 「아, 벌써 온 건가… 그럼 학교 끝나고 봐…」

요우치카 「잘 가, 카난 언니(야)!」

학교에 도착해도 변함없이 수상한 호칭은 변하지 않았다.
… 아침부터 페이스가 어지러워졌다.
치카랑 요우는 대체 무슨 꿍꿍이를 하는 거지?
여러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3학년이 있는 층으로 이어진 계단을 올라갔다.



 ――――

요우치카 「잘 가, 카난 언니(야)!」

요우치카 「…」

요우치카 「…」 히쭉

치카 「이거 몰래카메라 같아?」

요우 「당근이지!」

치카 「후우 위험했었어, 몇 번은 평소대로 카난 쨩이라고 부를 뻔했다고」

요우 「사실 나도 몇 번은 실수할 뻔했어…」

치카 「여하튼 『카난 쨩을 우리가 멋대로 언니라 부르는 몰래카메라 대작전!』은 순조로운 시작을 보이는구나」

요우 「… 그 작전명 좀 길지 않나?」

치카 「이거 치카가 생각한 거 아닌데?」

요우 「뭐, 진짜로!?」

치카 「요전에 시마 언니에게 카난 쨩에게 몰래 카메라 한다는 이야기하니까」

시마 『그러면 이 몰래카메라 이름하여 『카난 쨩을 우리가 멋대로 언니라 부르는 몰래카메라 대작전!』』 키랑

치카 「아무튼 뭔가 정말 재미있어했었어」

요우 「… 자매는 참」

치카 「아무튼 요우 대원, 앞으로 진행을 설명합니다」

요우 「부탁합니다, 치카 대장」

치카 「카난 쨩 하고 있을 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언니 호칭을 빼먹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끼어들어 온다면… 아무튼 적당히 끊어 줍니다」

요우 「상당히 어바웃한 작전이네요」

요우 「근데 이 몰카 언제까지 할 거야?」

치카 「응? 그게, 그렇네… 1주일 정도?」

요우 「장기간이네… 들키면 어떻게 해?」

치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

요우 「역시나 억지스러운 치카 쨩!」

리코 「치카 쨩, 요우 쨩, 안녕」

요우치카 「리코 쨩 안녕(요하요소로)!」

리코 「… 2명이서 무슨 이야기했었어?」

치카 「… 에헤헷」

요우 「으헷헷」

리코 「뭐, 뭐야 그 웃음은…」

치카 「정말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었거든」

리코 「이 두 사람, 무서워…」

 ――――


―방과 후・부실―

카난 「…아직 아무도 없네」

방과 후, 혼자서 부실로 향하니 그곳은 텅텅 비었었다.

다이아와 마리 두 사람은 선생님의 호출로 당분간은 올 수 없다.

치카 「다들 있치카… 어라?」

요우 「아직 카난 언니 말곤 안 온 거야?」

부실 문을 열려는 참에 치카랑 요우가 왔다.

카난 「아아 치카, 요우… 응, 다이아도 마리도 선생님이 호출해서… 1학년 애들은 모르겠는데」

치카 「그렇구나, 그러면 한동안은 카난 언니야뿐인가~」

부실에 들어와 적당한 의자에 걸터앉는다.
아직 『언니』 칭호가 이어진다.
… 살짝 떡밥을 던져 볼까*. * 원문은 揺さぶりをかけてやろう. 직역은 살짝 흔들어 보자.

카난 「…… 근데 말이야」

치카 「뭐가?」

카난 「그 『언니』라고 언제까지 할 거야?」

요우치카 「응?」

카난 「생각해 봤는데, 이거 몰래카메라 같은 거지? 그러면 언제까지 계속하려나─… 해서」

확실히 나는 치카나 요우 언니 같은 존재이긴 하지만 진짜 언니는 아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니 갑자기 치카랑 요우가 내 여동생이 돼 버렸다─… 라는 건 보통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요우는 나를 언니로 부르는 걸 고집하고 있고, 치카는 『언니야』라고 묘하게 부르고 있다.
즉, 이 상황은─── 치카랑 요우가 준비한 몰래카메라.
나를 언니야나 언니 같은 걸로 불러서 반응을 즐기려고 하는 거다.

… 라는 결론을 수업 중에 도출해 냈다.
덕분에 수업은 전혀 듣지 못했다.
다이아에게 노트를 보여달라고 해서 좀 꾸지람을 들은 건 또 다른 이야기.

요우 「… 루, 룰루~♪ (휫바람)」

카난 「허접스럽긴」

요우가 부자연스럽게 얼버무리려고 한다.
내가 시간을 들이고 들여서 낸 결론, 아무튼 정답인가?

치카 「뭐, 일단 진정해 카난 쨩. 이러면 화제가 진정되어 버리잖아? … 참고로 지금은 이야기가 수습된다는 의미인 『진정』하고 침착하다는…」

카난 「설명 안 해도 되는데…」

카난 「… 아, 앞으로 날 언니라고 부르기 없기!」

치카 「앗」

카난 「후후, 뽀록 났지? 치카」

치카 「쳇ー 잘 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에」

드디어 치카가 포기했다.
불만스러운 듯이 입을 내미는 걸 보고 나는 후훗 하고 웃는다.

치카 「그렇게 알기 쉬웠나?」

요우 「… 뭐어, 마지막까지 가는 건 어렵겠다고 생각은 했어」

치카 「뭐!? 나빴어 요우 쨩!」

카난 「치카는 뭐 알겠지만, 요우가 이렇게나 몰카에 협력한 건 왠지 의외네」

요우 「그, 그래?」

치카가 엉뚱한 짓을 시작한 건 늘상 있는 일이지만 요우는 그걸 곁에서 지켜보는 입장인 경우가 많았던지라 오늘은 좀 놀랐다.
… 요우까지 『언니』라고 부르니, 설마 진짜로!?라고 생각이 들어 버린 거다.

요우 「왠지 모르게 재미있겠네ー 싶어서 결국…」

카난 「왜 요우는『언니야』가 아니고 『언니』라고 부른 거야?」

솔직한 질문을 해 본다.
요우도 치카랑 같이 어렸을 적엔 나를 『언니야』라고 불렸다.
『언니』라고 부른 적은 아마도 없다.

요우 「…… 그, 그건」

카난 「그건?」

요우 「…… 불려 보고 싶었을 뿐인걸」

카난 「뭐어」

저기 요우 씨, 왜 그렇게까지 얼굴을 붉히시는 겁니까?

요우 「으아아아아, 뭔가 부끄럽다고!」

치카 「카난 쨩은 언니야나 언니라고 불리는 게 싫진 않았지?」

카난 「… 뭐어, 그립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오늘은 몇 번이나 어릴 적 시절을 되짚어 본다.

세 사람이 바다로 뛰어들었을 때, 치카네 료칸旅館을 그저 탐색한 것, 힘을 모아서 아와시마淡島 신사에 오른 것.
그 선두에 섰던 게 『카난 언니야』였다.
내가 치카나 요우보다 일 년 앞서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두 사람 다 무척이나 놀랐었지.
새빨간 란도셀을 등 뒤에 맨 나를 보고 『까난 언니야 멋지다─!』라며 입을 모아 칭찬했었다.

하지만 치카도 요우도 다음 해 나와 같은 초등학교에 들어오고 조금씩 성장해가면서 어느새 『언니야』라고 부르지 않게 됐다.
처음으로 『카난 쨩』이라고 불렸을 때 이 호칭은 뭔가 다르다. 라고 생각한 건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거기에 나보다 작은 애가 치카와 요우을 『언니』라고 부르는 걸 들었을 땐 왠지 모를 쓸쓸함을 느꼈다.
나에게 있어 여동생 같은 존재라도 작은 아이에게 있어선 역으로 치카랑 요우가 언니가 되는구나 하고.
언제까지 나에게 딱 달라붙어 있는 동생이 아니구나 하고.

그래서 오늘 아침 언니라고 들었을 땐 그때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서 조금은 기뻤다.
소중한 여동생이 오랜만에 돌아온, 그런 느낌.

… 두 사람 앞에선 말 못 하겠지만.

요우치카 「…」 히쭉

치카 「에헤헷, 카난 언니─야」

카난 「뭐야, 이거 계속할 거야!?」

치카 「몰카 같은 건 끝났고─ 이젠 치카가 부르고 싶어서 부르는 것뿐이야─」

요우 「나도… 괜찮지? 카난 언니♪」

두 사람 다 마구잡이로 앙증맞은 소리로 나를 불려 온다.
솔직히 지금은 애교 받는 게 그다지 익숙하지는 않지만…

카난 「으으………///」

카난 「조, 좋을 대로 해…」

치카 말 대로 언니야라고 불리는 게 싫지는 않다.
아주 조금만 이 감각을 맛보고 싶으니까

요우치카 「야호ー!!」

치카 「카난 언니야, 허그하자!」

요우 「나도ー!」

카난 「두, 두 사람 동시에!?」

기세 좋게 안아 보니 양팔 안으로 가득찬 꼴이 된다.

치카 「우힛히, 카난 언니야는 따뜻하넹」

요우 「카난 언니~이…♪」

카난 「두 사람 다 너무 달라 붙은데다가 요우는 뭔가 캐릭터가 달라졌잖아! 자, 잠깐, 일단 떨어져 봐!」

치카 「괜찮아 괜찮아~앙, 치카랑 언니야는 사이좋잖아」

어릴 적에도 이렇게 어리광부린 적은 없었는데!

카난 「아, 아무튼 좋지만 다른 애들이 오면 떨어지는 거다? 뭔가 부끄러우니까」

요우 「그거라면 괜찮아!」

치카 「그게 모두 이미 와 있는 걸」

치카 말에 깜짝 놀라 부실 문을 보니 밖에 수많은 시선이 우리에게 주목하고 있다.

카난 「뭐야…!?」

마리 「어라~ 상당히 뜨겁네요? 뭔가 쇼크─」

다이아 「양손의 꽃이군요, 카난 상」

리코 「치카 쨩하고 요우 쨩의 꿍꿍이가 이건가…」

하나마루 「세 사람 다 대담하네유…」

요시코 「뭔데, 우리가 없다고 생각하니 끈적끈적거리기나 하고!」

루비 「저기, 더는 안 보는 편이 좋을 거로 생각하는데…」

카난 「…… 으으으으///」

얼굴이 맹렬하게 발열되는 것이 느껴진다.

카난 「두, 두 사람 다 떨어져─! 연습하자고!」

치카 「그러면 세 사람이 댄스─!」

요우 「찬─성!」

카난 「아, 참…」

거기에 여기서 끝을 맺어 버리면 다음은 언제 날 『언니야』라고 불려 줄지는 모르니까.

… 역시 편안하다.
그렇게 생각하며 아주 조금 두 사람을 끌어안았다.




번역 - 虹野ゆめ

Posted by 2학년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