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 :  _23:30:28 _


「아ー정말ー!!」 


잠에서 깬 순간 갈 곳 잃은 떨떠름한 무언가를、쿠션과 함께 천장으로 있는 힘껏 던졌어。


곧 바로 위로 떠오른 쿠션이、풀썩 소리를 내며 천장에서 돌아와 발 근처에 떨어졌어。 


이번엔 배게에 머리를 묻고、스스로도 잘 모를 말을 외쳐。 


그래봤자 떨떠름함이 가실리도 없는데、어쨌든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어。 


그 정도로 마음이 엉망진창이 됐어。



307 :  _23:38:09 _

「…하아…」 


감기에 걸리고、호노카 쨩이 간병해 준 날로부터 3일…내는 아직 호무라의 일에 복귀하지 못했어。 



어제는 이미 다 나았지만、호무라에는…아직 몸이 안 좋다고 말하고 쉬었어。 


호노카 쨩이 또 보러 온다고 말해 줬지만、그것도 거절。 





그도 그럴게…호무라에 갈 수 없는 이유가…호노카 쨩이랑 만나고 싶지 않으니까、그런거니까。


 

308 :  _23:40:08 _


대학에는 갔지만……에리치랑 니콧치는、이상하게 생각했을지도 몰라。 


그로부터……호노카 쨩을 향한 마음을 눈치챈 뒤부터、내는 평소대로의 자신으론 있을 수 없게 되버렸어。 


무슨 일만 하면 호노카 쨩을 생각해 버리고、호노카 쨩에 관한 이야기만 에리치들에게……아니、이건 예전부턴가。 


에리치들과 얘기하고 있어도、호노카 쨩에 관한 화제는 피하게 되었어。 


아마、그걸 둘은 눈치챘어。예전의 내하고 비교하면 이상한걸。호노카 쨩을 피하고 있다니…… 

 


309 :  _23:42:23 _


……아냐。 



사실은、피하고 싶지 않아。 



만나고 싶어……호노카 쨩을、만나고 싶어。 



사실은 만나고 싶어서 만나고 싶어서 어쩔 수가 없으니까、그래서 이렇게 된 거야… 




하지만 만나 버리면…아마、내는 자신의 마음을 억누를 수 없어。 




내가 호노카 쨩에게 이 마음을 전하면 어떻게 될까。 




그런 거…뻔하지。 


내 같은 게……그렇지? 




그래도、만나게 된다면…참을 수 없게 될 거라 생각해。 


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서、분명… 





「…대학、가야겄구마…」 




이미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괴로워져 버리니까…잘라 버리듯이 중얼거리며、내는 침대에서 기어 나왔어。



310 :  _23:48:20 _

・・・ 


근처 역에서 대학까지는、전차를 타고 대충 1시간 정도。 


언제나 그 시간은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무난한 책을 읽으면서 역에 도착하기를 기다렸어。 


천천히 천천히、아침 시간을 즐기면서…오늘도 끝나면 아르바이트구마ー라던가、레포트 쓰기 싫은디ー같은、그런 것을 생각하던 통학로。 


그저、오늘과 어제의 통학로는……왠지 빛바래 보였어。 


오늘도 호무라엔 갈 수 없어……그것만으로 몸의 기력이 전혀 샘솟지 않는다니、마치 심한 병에라도 걸린 것 같아。 




…정말로 심한、심한 병에。 




이런 때조차 그 애에 대한 걸 생각할 정도이니까、심각한 거겠지。



311 :  _23:50:37 _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μ's의 음악。 


자신도 불렀던、동료들과의 노래。 


그 안에서 들리는 호노카 쨩의 목소리만으로도…마음이 꽈악하고 아파져。 


그래、이건 병。 


나을 리 없는、서서히 마음을 메워 나가는 나가는 병。 


그런데도…………싫지않아。 


싫거나 하지 않아。 


호노카 쨩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시간은、정말로 행복해서……마음이 따듯해져。 


싫을 리가 없어。 



그런데도……



312 :  _23:54:19 _


그런데도、내는 그걸 거부하려 하고 있어。 



호노카 쨩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려 하고 있어。 



그 이유는 간단해。 



내가 마음을 전해서、그 결과에 상처받는 것이 무서운 거야。 



만약 마음을 전해서、그래서…더는 지금과 같은 관계론 있을 수 없게 되버린다면。 


그렇게 되어버릴 거라면…내는、더는…… 



313 :  _00:03:11 _

그렇다면 차라리、참으면 돼。 



이 마음을 가슴속에 가두어 버리면 돼。 



그렇게 하면……내도、호노카 쨩도 상처받지 않고 끝나。 



노조미「…어떻게 하면…」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도록、입속에서 중얼거려。 


노조미「호노카 쨩이라면…어떡할래…?」 


중얼거린 입술 


흘러넘치는 한숨 


…랄까나。 


하나요 쨩의 노래가…이렇게도 마음에 꽂힐 줄은…생각지도 못했어。 



314 :  _00:04:34 _

・・・ 


대학 정문을 지나、빈틈없이 손질 된 짙은 녹색의 나무들로 메워진 안뜰을 빠져나와서 한 교사에 들어가。 


큰 홀로 된 강의실이 있는 이 교사는、이미 교사라고 하기보다 강당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알기 쉬울지도 몰라。 


그런 큰 홀 중앙 열에、익숙한 금발 여성이 졸린듯이 하품을 하고 있었어。



315 :  _00:06:46 _


그 여성은 히죽히죽 웃는 내를 눈여겨 보더니、조금 부끄러운듯이 입가를 누르며 작게 손을 흔들었어。손을 마주 흔들며 그쪽으로 가서、꼼수로 가방을 이용해 점령해 놓았던 옆자리에 앉았어。 


「커다란 하품이였구마」 


「봐、봤어도 말하지 말라구…」 


「아하하、너무나도 커다란 하품이여가꼬」 


「그럼 더욱더야…」 


입을 열자마자 먼저 가벼운 농담을 나누고、새삼스레 


「좋은 아침이구마、에리치」 


「응、좋은 아침。노조미」 


에리치의 얼굴을 보고、내는 왠지 모르게 안심했어。그걸로 호노카 쨩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아도 돼…그렇게 생각했어。 


애초에 에리치하고는 관계없는 이야기이고、이렇게 친구랑 얘기하는 것만으로 시름이 잊혀지는 법이니까。 



316 :  _00:07:53 _

분명 오늘도 쉬었다면、또 혼자서 계속 고민했겠구나…라며 조금 전까지의 자신을 과거로 쫓아 보내고、내는 에리치와의 이야기에 꽃을 피워。 




「그래서 있지、아리사가 자면서 말했어。『언니…커피랑 단팥죽이랑 뭐가 다른 거야?』라고。그것도 제대로 된 어조였다구?」 




오랜만에 듣는 아리사 쨩의 이야기。 


평소에는 내가 호노카 쨩의 이야기만 하니까、에리치한테서 이야기를 듣는 일은 별로 없었었지…같은 생각을 하면서。



317 :  _00:10:09 _


「아하하、잠꼬대인 거 아이가? 잠꼬대하면서까지…후후후、아리사 쨩도 신기한 애구마」 


「그래서 나도 당황해서 순간적으로 대답해 버렸어。『엣、뭐가…왜 그래?』라고」 


「에? 잠꼬대에 대답해 준 기가?」 


「안 되는 거야?」 


「에리치、모르는 기가? 잠꼬대에 대답해 버리믄、잠꼬대한 사람의 수명이 줄어든데이……?」 


「에…」 


그렇게 말하자마자 에리치의 얼굴이 새파래졌어。싸ー악하고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순식간에。



318 :  _00:12:43 _

「나、나…아리사의 잠꼬대에 자주 대답해 주고 있는데…」 


「어…어라라…」 


그건 또……있을 법하구마。 


「어쩌지…」 


그러고 보니 에리치는、무서운 이야기 같은 거 거북해하지…응、미안해 에리치 


「괘、괜찮겠지!? 아리사…빨리 죽거나 하진 않겠지!」 


「안그런데이 안그런데이、미신이니께 안심하그라!」 


「다…다행이다…」 


내 말에 겨우 안심한 건지、에리치는 지친듯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어。 


「괜찮나?」 


「으、으응…」 


딱 봐도 괜찮아 보이지 않지만、너무 뭐라 말하는 것도 좋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내는 거기서 말을 끊었어。



319 :  _00:16:17 _


「그…그래서、어제는 못 들었는데……호노카가 해 주는 간병은 어땠어? 감기 걸렸을 때、와 줬었지?」 


두근…하며、심장이 뛰는 게 느껴졌어。 


에리치가 특별한 의미를 품은 게 아니라、그저 이야기를 돌리고 싶어서 꺼냈을 뿐인 화제。 


하지만 내한테 있어서는 그렇지만은……않아。 


「별거 없었데이? 그것보다…」 


그러니까 그 이야기를 억지로 돌려버렸어。 



노골적인 방법에 수상쩍어하는 에리치의 시선에서、쓴웃음을 지으며 시선을 피해。 



그와 동시에 종이 울리고、강의실 앞문으로 강사가 들어와、수업개시의 선창을 했어。 



320 :  _00:18:32 _

・・・ 


「아」 


「아、니콧치」 


「여기야ー」 


오전 수업이 끝나고、내하고 에리치가 카페테리아에서 칸막이석을 차지한 직후에。 


이건 또 익숙한 트윈테일이 뿅뿅 휘날리며 사람들 사이를 걷고 있는 것을 눈치챘어。비슷한 타이밍으로 본인도 눈치챈 것 같아서、우리들한테 작게 손을 흔들며 이쪽으로 왔어。 


「여기데이、니콧치」 


「응、기다렸지。오늘도 제대로 왔네」 


「덕분에」 


「그럼 됐지만」 


무뚝뚝하게 말하는 니콧치지만、사실은 나름대로 걱정해 주었다는 것을、에리치가 말해 줘서 알고 있어。 


일부러 그걸 본인에게 말할 생각은 없지만。



321 :  _00:24:01 _

「…」 


「와 그라노、니콧치」 


그랬더니 니콧치는 찌릿 내를 노려보듯이 보았어。조금 물러나듯이 물어보니、 


「너…역시 아직 다 안 나은 거 아냐? 어제랑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 


「…에?」 


갑자기 그런 말을 들어서、조금 대답이 궁해졌어。다 안 나은 거 아니냐고 물어본다면…이제 막 나은 참이니까 그 말대로。아직 조금 나른함도 남아 있어。 


하지만、어째서…? 


「아…아니、그…」 


「괜찮으니께…걱정해 줘서 고맙데이、니콧치」 


분명 사실은 달라。 


니콧치가 말하고 싶은 건、내 내면의 이야기。 


……잘 보고 있네、니콧치。 


「노조미…무리 하지 마?」 


「응、에리치도 고맙데이」 


상냥한、두명의 친구。 


정말로 상냥해서、그런 두 사람이 내는 정말 좋아。



322 :  _00:26:03 _

「뭐、뭐야 갑자기…기분 나쁘게」 


「에ー엥! 기껏 고백 했는디ー」 


「태연한 열굴로 정말 좋다던가 그런 말 하지 마!」 


「에리치이…니콧치가 차갑데이…」 


「누구 탓인데!」 


「아、아하하…진정해、둘 다…」 


둘 한테는、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데…그도 그럴게、좋아한다의 의미가 다른걸。 


…정말로 전하고 싶은 사람에겐…당연히 말할 수 없어。말하고 싶어도、무섭고도 무서워서…만나는 것조차 할 수 없어。 


아아…또 생각하고 있네、내。적당히 정신차리지 않으면 안되겠네…



323 :  _00:39:17 _

「저기、노조미」 


「응…와 그라노?」 


「오늘、아르바이트는?」 


「아아…저기、쉰데이」 


「그럼 놀러 가자。어차피 둘 다 다음 강의로 끝이지?」 


「그거 좋다! 지금까지 셋이서 논 적도 없었고」 


기쁜듯 천진하게 웃는 에리치와、마치 엄마 같은 미소를 띄운 니콧치。 


둘 다、내를 기운차리게 해줄려고 그러는 거겠지。 


아무 말도 안 했었고、평소대로의 내인 척 할 생각이였는데…이 둘에게는 전부 간파당한 것 같네。 


「그라믄、오늘은 잔뜩 놀아보까!」 


오늘 정도는…괜찮겠지? 


잔뜩 놀고 나면、마음도 정리될 테니。



328 :  _21:52:02 _

・・・ 


수업이 끝나고 바로 근처의 큰 공원까지 온 우리들 3명은、근처 홈센터에서 산 배드민턴과 프리스비、캐치볼을 하며 놀았어。 


도중에 니콧치가 넘어지거나、에리치가 던진 프리스비가 나뭇가지에 걸리거나해서 큰일이였지만… 


넘어진 니콧치를 놀리거나、혼란을 틈타 와시와시하거나、반대로 당하거나。 


프리스비를 몰랐던 에리치한테 가짜 룰을 알려 주거나、의미 없이 껴안거나、어째선지 술래잡기가 되어 버리거나。 


이 3명이서 노는 건 신선해서、정말로 즐거웠어。 


숨을 헐떡일 정도로 격하게 놀다가、점점 해도 저물기 시작할 무렵… 


벤치에 앉아、근처 편의점에서 산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휴식하는 것으로。



329 :  _21:53:15 _


「하아…이젠 다리가 후들후들거려…」 


「내일은 근육통이 오겠구마…아하하」 


「댄스 레슨을 받을 땐 이렇지 않았는데…한동안 안 했다고 이렇게도 체력이 떨어지는구나…」 


제각기 불평하면서、아이스크림을 먹어。 


움직일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지금은 무척이나 상쾌한 기분。 


두 사람에겐 감사해도 끝이 없겠네…아하하。 


「…그래서」 


에리치가 말을 걸었어。 







「호노카랑 무슨 일 있었어?」 







정말로、둘한테는 숨길 수가 없구나、내는… 


뭐든지 간파당해 버려。 



330 :  _21:55:30 _

그러니까 여기서『아무 일도 없데이』같은 말을 했다간、웃기지마ー라고 니콧치한테 혼날 거야。 


정말、둘한테 추궁당하면 이길 수가 없어。 





「…이건 친구의 이야기인데 말이제」 





그러니까、조금 에둘러서…하지만 들킬 것 같은 방법으로 얘기하기로 했어。 


들킬 것 같다는 건 알고 있지만、자기 자신의 일이라고 말하기엔…무서우니까。



331 :  _21:59:22 _


「그 애는 있제、너무나도 사이 좋은 친구가 있데이。자주 함께 놀거나 밥을 먹거나 목욕을 하거나、마치 자매처럼 사이가 좋아서…


…그랗지만、눈치채고 보니、그 애는 친구를 자매 이상의 존재로 느끼기 시작한 기다。 


그러자 그 애는 더 이상、친구를 한 시도 생각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어서…하지만、마음을 전한다니 불가능하다며。거절당해서、지금의 관계를 부셔버리는 게 무서워서。 


그렇게 생각하니 말을 나누는 것조차 무서워서…만나고 싶어서 만나고 싶어서 어쩔 수가 없는데도、무서워서 만날 수 없다고。 


이 상태로는 안되니까、마음을 억눌러 숨기려 하고 있는…것 같데이、어떻게 생각하노?」 


어떻게 생각하노、라고 할만한 이야기는 아니지만……이런 방법밖에 취할 수 없으니까。 




약한 자신이 한심해。 




「귀찮은 성격을 가진 친구네」 


니콧치의 날카로운 시선이、내의 눈동자를 꿰뚫어。 


「자매에서…말이지」 


라며、에리치도 의미심장한 시선。



332 :  _22:04:47 _


팔짱을 끼며 니콧치가 작게 말하면서、진지한 얼굴로 내를 바라 봐。 


「난 아직 자세힌 모르겠지만…불평 한마디는 해야겠어」 


「…」 


내는 침묵하며 끄덕였어。 


스읍、니콧치가 숨을 들이마시고、단숨에 말하기 시작했어。



333 :  _22:06:55 _

「멋대로 상대에 대해 생각하고、멋대로 참고…그래 놓고선 상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할셈?」 


우와……바로 본론이네、니콧치… 


「그야…살아 있는 이상、무언가 싫은 거라던가 참아야할 것들이라던다 이것저것 있어。하지만、무엇을 참아야 하는가 정도는、자기 스스로도 알고 있는 거 아냐?


참아서 뭐가 생겨? 참아서 괴로운 마음이 될 정도라면 부딪쳐서 부셔버려。그렇게 하면 눈도 뜨이겠지」 


「…니코」 


「흥」 


총알처럼 유무(有無)를 따지지 않는 말투를 타박하는 에리치의 목소리에、니콧치는 코웃음을 치며 조금 멀리 시선을 돌렸고。조금 거칠게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고、관자놀이를 눌러。 



334 :  _22:08:45 _


「어떤 사람을 생각한다는 거、난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 


니콧치와는 반대로 에리치는 상냥한 말투。 


「그건 마음에서부터 소중하다 생각되는 사람과 만났다는 거잖아? 무척이나 멋지잖니!」 


마음에서부터 소중하다 생각되는 사람…그 친구에게 있어서、그 애는… 


「아마……그런 건 아닐라나」 


확실히 마음에서부터 소중하다 생각되는…그럼 사람。


 

335 :  _22:11:05 _

그렇기에、상처입히고 싶지 않아。 


고백하는 행동이 그 사람을 상처입히게 되버린다면、더는… 




「소중하니까、그러니까…상대가 상처입을 바에는 자신만 상처입으면 된다고 생각해서、참으려고 해。…그런 거잖아?」 




조금 쓸쓸한듯이 표정을 다시 고치며、손바닥으로 아이스크림의 컵을 가지고 놀아。 


「사람은 누구라도、상처입는 걸 무서워한다고 생각해…그게 소중한 사람과 관계된 일이라고 한다면、더욱。그 애는 상냥하니까、자신이 참으면 된다고 생각할 테지만…」



336 :  _22:14:44 _

잠깐 사이를 두고、에리치는 내 손을 잡았어。지금까지 몇 번이나 보았던 상냥한 미소로、 


「제멋대로겠지만 난 응원할 거야、그 애를」 


이라며 이야기를 끝냈어。 


「남은 건 그 사람의 용기에 따라서야、정말이지…」 


반대편에서 중얼거리는 니콧치。내 반대쪽 손을 쥐면서。 


「그랗구마…증말로 고맙데이、둘 다。확실하게…전할게」 


힘없이 그렇게 말하며、내는 얼굴을 살짝 숙였어。



337 :  _22:17:15 _

평소의 내라면…어떻게 했으려나 


격려하고、힘내라며…응원했으려나…… 


………그런、아무 말도 못했을 거야 


그도 그럴게、내는…약하니까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그 장소에서 머무는 것도 못 해 


나아갈 용기도 머무를 각오도 없어 


뭐든지 어중간 


그러니까 이렇게도、바보 같이…슬프고、괴롭고… 




…왜 둘에게 물어본 걸까 





이젠、스스로도 이유를 모르겠어… 


기껏 물어 봤는데 


기껏 기운을 받았는데 





미안해、둘 다 





내는 역시…



338 :  _22:18:43 _


「……노조미?」 


「엣…아…」 


어느샌가。 


스스로도 눈치채지 못한 사이…눈물을 흘리고 있었어。 


눈에서 흘러나오는 물방울이、볼을 지나 흘러 스커트에 떨어졌어。 


마치 마음의 고통을 나타내듯이、뚝뚝 흘러。 


한 방울이 흐를 때마다 가슴이 괴로워져서、숨이 막혀。내는 꼬옥 가슴 언저리의 옷을 꽉 쥐고선、목소리를 죽이듯…이를 악물듯이 말했어。 





…미안해。



339 :  _22:20:13 _

・・・ 







언제부터인지…그건 몰라。하지만 깨달은 건、바로 얼마 전…감기에 걸린 내를 간병해 줬을 때。 








어쩌면、훨씬 전부터 생각했었던 걸지도 몰라。그 태양처럼 따뜻하고 상냥하고 밝은 사람을、좋아하게 된 건。 




 

340 :  _22:22:50 _

좋아해 




눈치챈 순간부터、내 마음에 자리잡고 살기 시작한 괴물이 외치고 있어。 




좋아해 




감정이、마음을 지배해가。 




좋아해 




분명 내는、이 대로 그녀와 만난다면 참을 수 없게 되버릴 거야。 




좋아해 




참을 수 없게 되버려서…분명、그녀를 상처입히고 말 거야。 




좋아해 




그렇게 되버린다면…내는 분명 미움받을 거야。 




좋아해 




그런 거…싫어。그럴바엔 혼자서 참고 있는 편이 몇 배는 편해。 




좋아해 




그러니까 이제 그만해。 




좋아해 




더는 말하지 말아 줘。 




좋아해 




필사적으로 참으려 하고 있는데……어째서 내를 방해하는 거야?



341 :  _22:24:35 _


『그럼 묻겠는데、누가 부탁한 거야?』 





……에? 





『노조미에게 참으라고、누가 부탁한 건데』 


…그런 거、누군가에 부탁받은 게 아니야 


『그래、네가 멋대로 참고있을 뿐』 


그게 뭐가 나쁘다는 건데…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고민할 필요 없잖아? 얼른 결론짓고 잊어버리면 되잖아』 





그렇게 간단히…결론지을 수 있을 리 없잖아!! 





내도、사실은…사실은 전하고 싶어… 




전해서、가능하다면…언제나 곁에 있고 싶어… 



342 :  _22:25:39 _

하지만…전하는 게 무서워…… 


만약 미움받는다면? 


만약 지금까지의 관계로 있을 수 없게 되버린다면? 


그렇게 생각하니、가슴이 아파서 괴로워서…이젠、싫어져… 




『애초에 넌 왜 참고 있는 건데?』 




…니콧치…? 


『대답해』 


그、그러니까……만약 내가 고백해서、그 애가 상처입으면 어쩌지…? 


그 애는 내를 언니처럼 생각하고 있고、지금까지도 그런 식으로 지냈었어 


하지만 갑자기 고백 받는다면、어떻게 생각할까… 


지금의 관계가 부셔질지도 몰라…그런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그렇게、하고 싶지 않으…니까 



343 :  _22:26:51 _

그러니까 전부 잊고、앞으로도 언니로 있자고…그렇게 하면、상처입지 않고 끝나니까 





『거짓말、넌 그런 생각은 조금도 하고 있지 않아』 





거짓말 같은 게…거짓말 같은 게 아냐… 


『거짓말일게 뻔하지。넌 잊을 생각 따윈 결코 없어』 


그렇지 않아…! 





『그럼、왜 에리랑 나한테 물어본 건데?』 





에…?



344 :  _22:28:32 _


『일부러 친구의 이야기라고까지 말하면서…왜 물어본 건데』 




그、그건… 




『그 때의 넌…지금부터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사람의 눈이였어。나아가고 싶어도 나아갈 용기가 나지 않아、그런 식으로 보였어。


등을 밀어 주길 바라는 거 아니야? 


……적어도、이런 곳에서 참는다던가 뭐한다던가…우물쭈물 고민하면서 멈춰 설 녀석의 눈은 아니였다는 것은 말할 수 있어』 




……그렇지 않아、니콧치 


그 애 주변에는…좋은 사람들만 잔뜩 있는걸 


내가 나아간다고해도、어딘가에서 도로 튕겨져 나올 거야 


그러니까…내는 지금까지처럼 언니로 있는 편이 편하고、누구도 상처입히지 않아 



345 :  _22:30:00 _


『자신의 감정에 따른다는 게 나쁜 거야?』 




…에리치 




『확실히 마음을 전하는 것은 무섭지…하지만、그렇다고 해서 그게 노조미가 참아야할 이유가 되는 건 아니잖아? 


전하고 싶다면、전하면 된다고 생각해。노조미는 엄청 매력적인걸、포기하지 마』 




그만해…그런 말 들어 봤자 내는… 




『넌 좀 더 자신을 가져도 좋아。자신을 표현하는 게 서투르다는 건、너 자신이 잘 알고 있잖아?』 



…………내는



346 :  _22:31:17 _

『노조미는 어떻게 하고 싶어?』 


내는…… 


『지금까지의 노조미는…나랑 마찬가지로、누군가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어。μ's를 만들기 위해 이런저런 일을 했던 것도、다른 사람을 생각하기만 하고…… 


…저기、이제 슬슬 자신을 위해 노력해도 되지 않을까? 자신의 감정에 따라서、행동해도 괜찮지 않을까?』 



『참지 않아도 돼、감정에 따라서、전력으로 부딪치고 와。만약 그래서 부셔진다면、우리들이 언제라도 가슴을 빌려 줄 테니까』 



에리치、니콧치……  

347 :  _22:32:33 _







『…저기、노조미』 









『네가 정말로 하고 싶은 건 뭐야?』 




 

348 :  _22:49:05 _

・・・ 




「아、일어났다」 


무거운 눈꺼풀을 비비며、천천히 눈을 뜨니……니콧치의 얼굴이 있었어。 


석양이 눈부셔…아무래도 자버렸던 것 같네。 


니콧치는 험상궂은 얼굴로、흥、코웃음을 치며 내를 내려다보았어。 


후두부에 닿은 부드러운 감촉은、니콧치의 허벅지。마른 몸이지만…의외로 탄력이 있어서 부드러워 


「좋은 아침이데이、니콧치」 


「아 그래」 


그런가…내、자버렸구나 


「한차례 흐느낀 다음에 말이지」 


「아、아하하…가능하믄 잊어 줬음 좋겠는디…」 


「무리」 


「네…」 


생각해 보면、그렇게나 운 건…호노카 쨩이랑 유키호 쨩 앞에서 울었던 때 이래론 처음인가… 


……상쾌해졌을지도。



349 :  _22:51:50 _


「괜찮은 얼굴이 됐네」 


「…응、고맙데이」 


「무슨 말인지」 


「그래도、고맙데이。보답으로 쪽ー해 줄까?」 


「연인을 위해 간직해 둬」 


「니콧치 심술쟁이」 


「흥、그런 말할 기운이 있으면…이제 괜찮은가 보네?」 


「…응。이제 괘안데이」 


왜일까…신기하게도 마음의 망설임은 없었어。 


그만큼 내를 괴롭히고 있었던 감정도、지금은 무서울 정도로 조용해。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보였데이…니콧치、고맙데이」 


「이 다음에…호무만 한턱 쏘라구。내 몫이랑 에리의 몫까지」 


「…응!」 


싱긋 웃으며、끄덕였어。 



350 :  _22:58:46 _

그정도론 부족할 정도의 것을、내는 받았으니까…이 다음에、호무만 말고도 이것저것 한턱 내야겠네。 




케이크를 사 주는 것도 괜찮을지도? 




그 애도 함께 불러서、다 같이 놀러 가서…우후후、생각했더니 즐거워졌어! 





「아、노조미…일어났구나」 





니콧치랑 웃고 있었더니、에리치가 손수건으로 손을 닦으면서 돌아왔어。 


「화장실에 꽤 오래 있었구마」 


「시、시끄러워…」 


「흐흥」 


「…이제 기운차렸구나」 


「대단히 폐를 끼쳤습니다」 


「깜짝 놀랐어…울다 지쳐서 잠들어 버리다니」 


「…울다 지친 게 아니래이。둘한티 혼나가꼬、자신의 마음을 직시하고 안심했을 뿐이데이…」 


정말고 고맙다고 말하며 머리를 숙이니 둘은 작게 웃으며、내 양팔을 껴안으며 말했어。 


『그럼 돌아가자!』 


「…응!」




번역 - coki

Posted by 2학년조아